8월의 원서

Crying in H Mart

H마트에서 울다 (by 미셸 자우너)

1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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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ying in H Mart by Michelle Zauner

 

저자, 미셸 자우너는 주말이면 필라델피아 북동쪽

엘킨스 파크라는 도시의 H마트에 차를 몰고 가서 점심을 먹고,

일주일 치 장을 봐 옵니다.

 

그는 H 마트에만 가면 웁니다.

 

만두피를 구비한 냉동식품 코너에 가

엄마의 계란장조림, 동치미 맛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칩니다.

엄마와 식탁에 앉아 얇은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부추 소를 넣고

만두를 빚으며 보낸 그 모든 시간을 떠올리면서.

그러다 건조식품 코너에서 훌쩍이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는지….

 

백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머니 덕분에 철저한 한국인 식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한국말은 하지 못해도

말하자면 그도 훌륭한 음식 앞에서 경건해지고,

먹는 행위에서 정서적 의미를 찾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김치는 알맞게 익어서 적당히 새콤한 맛이 나야 했고,

삼겹살은 바짝 구운 것이어야 했으며,

찌개나 전골은 입안이 델 정도로 뜨겁지 않으면

차라리 안 먹느니만 못했습니다.

한 주 동안 먹을 음식을 미리 만들어둔다는 생각은 말도 안 되었고,

그날그날 당기는 음식을 바로바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철저히 제철 음식을 해 먹었고, 꼬박꼬박 명절 음식을 챙겨 먹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떠났습니다.

 

이제 한국인 마트에 가서,

만두피 앞에선 그가, 장조림 앞에선 그가,

휘몰아치는 기억들을 마주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음식과 함께 수많은 추억과 향기에 휩싸이게 하는 이 이야기를

미국인이 써냈고29주 이상 베스트셀러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만 여기는 이 음식들이,

그저 음식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거,

온갖 기억으로 남게 될 거라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고야 맙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

한국어를 못하는 미국인이 한국의 음식을 먹으며 자랐고,

한국인의 정서를 가졌기 때문일까?

 

영어로 쓰인 우리가 경험한 삶은 묘한 짜릿함을 줍니다.

내 삶을 다른 세계관으로 새롭게 구현해 내는 듯한.

 

 책에 담긴 어휘와 섬세한 묘사,

모두 기억해버리고 싶은 영어 표현들은

이 책을 보며 눈물을 왈칵 쏟다가도

형광펜을 찾아 책에 큰 별표를 치게 합니다.

 

영어는 늘 고민이던, 원서를 어렵게 생각하던, 모두에게

이번 여름,

이 책을 한 줄 한 줄 빠짐없이 소리내 읽어보기를 바라며,

의미로울 시간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선정하였습니다.